한 게 뭐 있다고 벌써 8월이야
시간은 정말 경이로울 정도록 빨리 간다. 사실 상반기에 대한 회고글도 6월이 지난 직후 작성했어야 했는데, 순식간에 8월이 되어, 더 늦기 전에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살 한살 더 먹어갈 수록 “주춤"하면 시간은 이미 지나있더라… 이번 6개월은 잘 살았는지 잘 모르겠다. 한번 알아보자.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OOO 전까지는
난 이런 일을 하겠노라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 회사일만 하지 않기
- 데이터 사이언스 대회 참가하기
- 내 기술스택에 간단한 웹어플리케이션 추가하기
- 독일 가족 방문하기
- 예치금 차감 없는 글또 생활하기
 
점검해보자
1. 회사일만 하지 않기
모호하지만,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작년에는 회사에서 기존에 하던 일과 말도 안 되는 정부과제, 그리고 갑작스러운 혁신금융선정의 삼위일체가 합심하여 나에게 전신마사지를 해주는 바람에 야근과 주말출근을 밥 먹듯이 했다. 결국 기존에 받는 연차 15일과 야근, 주말 근무에 대한 대체휴무가 쌓여, 연말에는 잔여 연차가 23일이 되었다(??) 1년 간 쉰 기억이 나지 않고, 기존 연차보다 잔여연차가 더 많은 상태로 1년을 마무리 하게 되어, 이게 대체 누구를 위한 무슨 짓인가 싶기도 했다. (모든 게 힘듦으로 가득하던 시절 그래서 슬기롭게 내 생활을 챙기기로 했다. 그렇다고 아주 여유롭진 않지만, 너무 힘들지는 않을 만큼, 어떻게 보면 좀 노하우가 생긴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다.
 
2. 데이터 사이언스 대회 도전
데이콘: 원자력 발전소 상태 판단 알고리즘 대회. 데이콘에서 주관하는 원자력 발전소 상태 판단 대회에 참가했다. 자세한 후기는 이미 블로그에서도 작성한 바 있다. 대회에서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참여했다는 점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하고, 좀 더 열심히 했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카카오 아레나: Melon Playlist Continuation. 사실 카카오 아레나의 멜론 플레이리스트 추천 대회는 정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인 만큼 의욕이 매우 높았던 대회였다. 추천시스템에 대한 개념도 잘 없었기 때문에, 참가와 동시에 추천시스템에 대한 공부를 차근차근 하고자 했다. 하지만 참가만 걸어 놓은 상태로 그 이상의 제출은 해보지 못 하고 대회가 마무리 되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애초에 제출 이전부터 선행되어야 하는 추천시스템에 대한 공부가 지지부진 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기에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좀 한심한 결과가 나오게 됐다.
 
3. 간단한 웹어플리케이션 구축
연초부터 사이드 프로젝트로 여러가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유연한 웹어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자 하는 와중에 Streamlit을 경험하고, 이것저것 시도해보게 되었다. 글또에서도 관련된 포스팅을 작성한 바 있다. 프론트엔드에 대한 걱정 없이 순수 파이썬으로 매우 간편하게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직장 업무에서도 개발팀이 참고할 수 있도록 데이터 QC, 레이블링 기능에 대한 프로토타입이나 대시보드 등을 만들어서 사내 공유하거나 함께 사용하고 있다.
 
4. 독일 가족 방문하기
마지막으로 독일을 방문한건 2018년. 올해만큼은 꼭 시간을 내서 누나의 가족들이 사는 독일을 방문하고자 했지만 망할 COVID-19 때문에 패스하게 되었다. 내가 가야 그나마 조카들이 한국말을 덜 까먹는데, 이렇게 조카들의 한국말은 더욱 뒷걸음질 치는건가 싶다. 언제쯤 가능하게 될까. 이건 기약이 없어서 더욱 안타까운 항목이다.
 
5. 글또
솔직히 말하자면, 글또 생활은 생각보다 어렵다. 글을 잘 쓰는 것도 어렵고, 내가 잘 모르는 내용에 대해 정독하고 피드백이나 감상을 남기는 것도 쉽지는 않다. 모자라서 그런건 아니고 아마 처음해봐서 그럴 수도 있다. 그래서 더더욱 차감 없는 슬기로운 글또 생활을 영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꾸역꾸역 … 이라는 의성어는 좀 뉘앙스가 그렇지만, 어쨌든 그런 비슷한 상황이다. 나쁘게 말하면 꾸역꾸역이고 좋게 말하면 조금조금씩 발전을 꾀하는 존버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현재까지는 예치금 차감은 없다. 요태까지 그래와고 아패로도 개속.
 
(+)
지난 3월 방송통신대 정보통계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해외 대학원을 알아보던 중, 비전공자인 나는 데이터사이언스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학과목의 수강학점이 없기 때문에 지원부터가 제한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이 부분을 타개해나갈 방법을 찾고 있었다. 경영과 연계된 MIS관련 대학원, 부분 수강, MOOC를 통한 크레딧 등 다양한 방법을 알아봤지만, 역시 편법은 없었고, 3학년으로 편입하여 정식 대학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가장 확실했다. 직장생활과 병행하는 방법은 방송통신대 뿐이었는데, 한 학기 등록금이 30만원대로 매우 저렴했기 때문에, 부담 없이 경험해보는 셈 치고 편입을 결정했다.
방송통신대는 대학교 특성상 COVID-19로 인한 타격도 1도 없이 매우 정상적으로 학사일정이 진행되었다. (1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기말고사만큼은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조차 과제물로 전환되었기 때문.)
계획에 없었던 편입이고 주변 사람들도 우려를 많이 표했지만, 직장생활 병행과 대학원 진학을 위한 장기 계획의 일부분인 만큼,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은 한 학기였다. 방송통신대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이번 2학기가 끝난 이후 포스팅할 계획이다.
 
마무리 하며
난 나름 뭔가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아보니 매우 소박했다는 걸 느꼈다. 동시에 남은 5개월과 2021년에 대한 구상도 할 수 있게 되어 의미있는 회고였다. 역시 글또를 하지 않았다면 이런 글도 남기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남은 5개월은 또 얼마나 빨리 지나갈까. 적절한 타이밍에 남은 연차를 마저 소진하고 (잘 휴식하겠다는 뜻) 글또도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예치금 차감 당하지 않겠다는 뜻) , 그리고 방송통신대 두번 째 학기도 초심 잃지 않고 수강할 수 있는 (A+를 받겠다는 뜻) 하반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