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성공을 이끄는 Developer Relations (저자: 메리 셍발)

기업의 성공을 이끄는 Developer Relations (저자: 메리 셍발)

추천하는 대상:

  • Developer Relations라는 용어가 궁금하신 분
  • 기술을 사랑하고 커뮤니티 활동에도 관심이 많으신 분
  • 오픈소스 활동에 관심 있으신 분

한줄평: 한국에서 DevRel 에 대한 인식과 활동 무대가 더욱 커질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책

들어가기에 앞서,

Developer Relations 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하고, Public Relations이 떠올랐다. 보통 줄여서 PR 이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PR한다 와 같이 콩글리쉬로도 쓰인다. 흔히들 PR을 홍보, 마케팅과 결을 같이 하는 용어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좀 더 정확히 하자면, PR은 대중과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홍보 또는 마케팅은 그 일부분이다.) 그렇기에 PR은 기업의 상업적인 활동 뿐만 아니라, 정당, 정치단체, 기관, 정부,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사들도 대중을 대할 때, 필수로 PR 담당자를 대동하거나, PR 전문 업체의 조언을 받는다.

이렇듯 relations 라는 단어는 한글로 단순히 “관계"를 의미하지만, 그 역할이 커버하는 영역은 정말 광범위 하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에서 Developer Relations 이라는 용어를 접했을 때, 해당 직군이 개발 업무 그 자체가 아닌 개발자를 대하는 업무를 한다는 것은 직감했다. 하지만 개발자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개발자를 대하는 직군이라는 건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감을 잡기 어려웠다. 기업의 성공을 이끄는 Developer Relations 가 눈길을 끌었던 이유다.

Developer Relations?

책에서 정의하는 Developer Relations(DevRel, 이하 데브렐)은 다음과 같다.

기업과 개발자의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며, 장기적으로 회사가 기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기반과 생태계를 만드는 분야

정말 와닿았다. 데브렐이란,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개발자들과 소통하며 소위 팬층을 구축하고, 이들이 기술 사용에 있어 궁금한 점이나 어려움이 있을 때 서로 도움을 주며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건의하거나 더 나아가 기여할 수 있는 사용자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나가는 일을 하는 것이다.

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한국 Elasticsearch 사용자 페이스북 그룹이 그러했으며, 최근에 컨퍼런스를 열었던 통합 Databricks, Weighs & Biases, 그리고 꾸준하게 MLOps KR 커뮤니티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SuperbAI의 커뮤니티 그로스 매니저님도 비슷한 사례였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조금 더 곱씹어보면 이들에게 개발자들은 자사의 기술을 함께 발전시켜나갈 동반자이기에 고객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그래서 전통적인 영업의 기술이나 고객 관리의 역학이 단순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생각보다 매우 sophisticated한 분야임은 틀림없다. (우리말로 표현하기에 적당한 말을 찾을 수 없었다)

세상 친절한 DevRel 입문서

이 책에서는 막연하게 짐작할 수 있는 데브렐의 영역에 대해 작은 부분까지 짚어가며,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독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사용자 커뮤니티의 필요성

  • 왜 현 시점에서 개발자(사용자)들만의 커뮤니티가 필요한가?
  • 필요하다면, 커뮤니티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
  • 커뮤니티의 역할은 무엇인가?
    • 새로운 사용자층의 유입을 위한 대외 홍보의 공간
    • 기존 프로덕트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피드백과 토론의 공간

데브렐 조직의 시작

  • 커뮤니티 구축을 위한 데브렐 팀을 만드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 데브렐 조직은 기업의 어떠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가?
    • 데브렐 팀의 탄생을 위해서 어떤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하는가?
  • 데브렐 팀의 포지셔닝
  • 데브렐팀의 성과는 어떻게 측정하는가?

커뮤니티 운영을 위한 팁

  • 커뮤니티를 새로 만들어야 할 지, 존재하는 커뮤니티를 공략해야 하는가?
  • 커뮤니티에서 이벤트는 어떻게 기획하는가?
  • 커뮤니티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 커뮤니티 내에서 데브렐 담당자는 어떻게 포지셔닝해야 하고, 어떤 이미지를 가져야 하는가? 어떻게 이미지(퍼스널 브랜딩)를 구축하는가?

데브렐 전문가의 인터뷰

이 책의 한글 번역 출판본에는 라인, SK텔레콤, 우아한 형제들 등 한국 기업의 데브렐 담당자들의 인터뷰를 추가적으로 담고 있다.

각 조직들의 현업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한편, 기술 자체로 프로덕트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더라도 데브렐 조직은 기술 조직의 브랜딩을 담당하여 치열한 구인시자에서 좋은 인재 채용에 기여하는 등 또 다른 역할과 커뮤니티 타겟층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

책의 본문에 소개된 다양한 해외 사례와 더불어 이와 같이 한국 데브렐 전문가의 인터뷰까지 수록되었기 때문에, 단순한 번역본보다도 더 완성도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데브렐은 2017년 이후에나 접하게 된, 매우 새로운 영역임이 틀림 없다. 데브렐 포지션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이라도 커뮤니티에 질문을 올렸거나, 구글링을 통해 커뮤니티에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았던 개발자라면(아마 거의 대부분의 개발자가 아닐까…?), 커뮤니티의 수혜를 한번이라도 입은 개발자라면, 한번은 읽어봄직한 책이라 생각된다. 번역도 매끄럽고 잘 읽힌다. 추천!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