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모르겠지만 2022년 12월 말에 벌써부터 2022년을 회고하고 싶지 않아서 회고를 질질 미뤘다. 대신 1월 동안 2023년에 대한 기대감을 구체화 하는 과정에서 2022년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2022년 기억나는 부분들을 키워드를 통해 되돌아보고, KSS(Keep / Stop / Start)을 통해 2023년을 기대해본다.

올해의 키워드

올해의 총대

연초에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에 대해 토론하고 비전, 미션, 밸류를 정하는 세션을 자주 가졌었지만. 5, 6월이 되었을 때 우리가 원했던 문화는 흔적도 없이 원상태로 돌아가있었다. 그래서 작게나마 우리회사의 조직문화에 기여 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서 사내 북스터디를 만들었다. (8년 가까운 역사에 처음 생긴 거라고 한다)

북스터디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 의 “문화” 부분(1~7장) 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기획했다. 참석 대상의 직무를 따로 구분하지 않았는데 무려 6명이나 신청을 했다(!!!) 그렇게 6명이 4개월 동안 격주로 모여 구글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 회사는 어떤지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일 얼굴을 마주치지만, 각 팀이 가진 문화, 어려운 점 등 속사정은 몰랐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의미가 컸었다. 영화나 미드에서나 보듯이 사람들이 둘러앉아 상처를 공유하거나 넋두리를 하거나 … 하는 그런 모습도 자주 연출 됐었다. 우리는 그래서 구글이 일하는 방식을 배우는 심리치유 세션이 아닌가 하는 우스갯 소리도 하곤 했다. (ㅋㅋ) 중간중간 뭐하는 건가 궁금해서 참관하는 분들도 한두명 있었다.

열정으로 만들어버린 테린이 대회 캘린더

열정으로 만들어버린 테린이 대회 캘린더

이번 스터디를 통해서 책을 읽고 공유하고자 하는 동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후속으로 진행되는 북스터디는 아직 없지만, 이때 참여했던 멤버들과 더불어 다른 동료들도 각자 조직문화나 리더십, 자기계발 책을 읽고 서로에게 추천하고 후기를 공유하는 모습이 종종 보여서 약간의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올해의 감투

우리 팀에도 기존에 팀리더가 있었다. 하지만 여러 부분에서 리더십이 발휘되는 경우는 보기 드물었다. 정신 차려보니 오히려 2, 3분기에는 이 역할을 내가 하고 있었다 (…) 그래서 4분 즈음에는 본부장, 인사담당자와 여러 차례 이 점에 대해서 면담을 했고, 결국 팀 리더 역할을 맡게 되었다. 기존에 팀리더를 맡던 분은 나보다 기술적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IC(Individual Contributor)의 역할을 하게 되었고 관리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 더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IC도 북스터디에서 처음 접해서 적용하게 된 개념이다!!)

팀리더가 된 이후로는 팀 매니징 관점에서 기존에 없었던 부분들을 아래와 같이 시도하고 있다.

  • 팀원들의 업무 파악
  • 팀원 역량에 따른 업무 지정
  • 일정 관리, 데드라인에 임박해서 일을 미루지 않도록 관리
  • Asana를 통해 팀원 스스로 일정 관리 할 수 있도록 체크하고 수시로 조언
  • 우리 팀에 요청된 업무에 대한 맥락을 파악하고 팀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

요즘 들어 자연스럽게 팀장, 조직문화 이런 키워드와 관련된 책을 찾게 된다. 공개된 공간에서 감히 밝힐 수 없는 얘기도 많지만, 잘 해보고 싶다.

올해의 몰입

올해는 드디어 관심 있었던 MLOps 업무를 조금씩 적용하고 있다. 뉴스 기사를 분석하는 후즈굿의 프로덕트인 IA는 여러가지 NLP모델이 연결되어 최종 결과를 산출하는데, 3/4분기에는 이 프로덕트의 추론 파이프라인을 설계하고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리 본부장과 팀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해서 온전히 이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한 덕분에 몰입할 수 있었다. 회사 업무와 평소에 관심 있는 분야, 그리고 내 성장을 같은 방향으로 설정했을 때 생기는 시너지를 처음 느껴본 것 같다. 모델링을 하는 팀원과의 협업에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각자 조언해주는 존재 없이 처음 하는 업무였기 때문에 시행착오 덕분에 경험치를 쌓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Model artifact 등을 한번에 관리하는 ML Registry, Human-in-the-loop 개념을 적용한 model update training pipeline 등 MLOps를 구축하는 과정은 아직 한참 남았지만, 올해에도 차근차근 격파해나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올해의 휴식

올해 하이라이트를 꼽자면 3, 4년동안 못 봤던 누나 가족을 만나러 떠난 3주 휴가였다. 회사를 다니며 이렇게 오랫동안 휴가를 가본 적이 없었는데 (매년 연차를 다 쓰지도 못 하고 남았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쉬다 왔다. 주변 도시도 방문하고 무엇보다 조카들과의 시간이 정말 힐링이었다.

올해는 테니스도 열심히 쳤다. 평소 앉아있는 시간이 많았던 것에 비해 운동을 하지 못 했었는데 테니스를 열심히 하면서 다시 활력을 얻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다. 테린이 커뮤니티 운영진으로 합류해서 테니스 모임이나 대회를 기획하기도 하고, 2030 동호인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 정보도 정리해서 공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22년은 여러모로 열심히 일하는 만큼 열심히 쉬어야 한다는 걸 몸소 깨달았던 게 정말 크다 .. ! 2023년에도 치열하게 쉴 계획을 세워야겠다.

열정으로 만들어버린 테린이 대회 캘린더

열정으로 만들어버린 테린이 대회 캘린더

2023년을 맞이하며

Keep

  1. 독서 + 독서 교류: 책 읽는 습관 유지
  2. 휴식: 꾸준한 운동, 국내 가까운 곳에라도 가끔씩 여행하기
  3. 리더십 탐구: 리더십, 조직문화, 팀 매니징 관련 책 꾸준하게 읽기

Stop

  • 적당히 휴식하더라도 적당한 선에서 멈추기. 과몰입 자제.

Start

현재 내 위치에서 조금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들

  • 구직자 입장에서 오고싶은 팀 문화 갖추기
    • 인터뷰
    • 개인 성장
    • 팀 내부 공유
  • 주기적인 팀원 원온원
  • 팀 성과 측정 기준 만들기

개인의 성장

  • Industry standard로 자주 언급되는 스택으로 토이 프로젝트하기
    • CI/CD, cloud service providers, containerization, model registry, etc
  • 생각 나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간단하게 구현할 수 있는 앱 개발 역량 갖추기 (Flutter 찍먹하기 !)
  • 개발자 오프라인 모임, meetup 참석하기
  • 대학원 과목 수료하고 논문 쓸 준비 하기

마무리하며

가볍게 정리해보려 했던 회고글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아무튼 2023년에는 너무 욕심내지 말고, 퍼지지 말고 꾸준하게 잘 보내보자 !!